계란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식품입니다. 단백질, 지질, 탄수화물, 무기물, 비타민 등이 풍부하게 균형을 이루고 있어 완전식품으로 불리기도 하죠. 요리법도 기초적인 것부터 매우 다양합니다. 삶아 먹을 수도 있고, 프라이 해 먹을 수도 있으며, 스크램블을 만들 수도 있죠. 심지어 날로 먹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오랜 시간 인류의 영양을 책임져 준 계란에 관한 작지만 흥미로운 사실들을 알려드립니다.
지구와 건강을 지키는 지속가능 식품에 선정되었다
식품마다 영양은 물론 물 소비, 공해, 삼림 벌채, 토양 침식에 주는 영향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미국의 국립과학원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는 15가지 식품이 환경과 건강에 대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이 중에서 계란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었습니다. 계란은 특히 지속가능성 면에서 생선보다 훨씬 높은 순위를 차지하였는데, 토지 사용과 토양 고갈과 관련해서 다른 동물성 식품보다 영향이 적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 인간에게는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의 주요한 공급 식품이죠.
계란 껍데기에는 산란일, 사육환경 등이 쓰여 있다
계란 껍데기를 보면 초록색으로 알 수 없는 숫자와 알파벳이 쓰여 있습니다. 이는 현재 달걀 껍데기에 10자리의 숫자나 알파벳을 사용하여 산란일자, 생산자, 사육환경을 구별하는 산란일자표시제도에 따른 것인데요. 맨 앞의 네 자리 숫자가 산란 월일을, 중간의 알파벳과 숫자가 섞인 5글자는 생산자 고유번호를 나타냅니다. 이 5자리의 생산자 고유번호는 식품안전나라 홈페이지에 가면 농가 이름과 주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의 한 자릿수 번호는 사육환경을 가리키는 것으로, 1은 방사 사육, 2는 평사 사육, 3은 개선된 케이지 사육, 4는 기존 케이지 사육을 뜻합니다.
상한 계란은 물에 뜬다
계란이 상했는지를 판단하는 방법은 바로 물에 넣는 것입니다. 소금 1~2스푼을 넣은 물에 계란을 넣었을 때 계란이 옆으로 누워 바닥에 가라앉으면 가장 신선한 상태이고, 똑바로 선 상태로 바닥에 가라앉으면 가장 신선한 상태는 지났지만 섭취는 가능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계란이 물에 뜨면 이는 신선하지 않다는 것인데요. 상했을 때 계란이 물이 뜨는 이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달걀 안의 아주 작은 에어포켓으로 껍질이 난 구멍을 통해 더 많은 공기가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쌍란은 닭의 배란 문제에서 비롯된다
하나의 계란에서 두 개의 노른자가 나오는 것을 쌍란이라고 합니다. 쌍란을 보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말도 있죠. 이 쌍란은 닭 산란 초기의 배란 문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닭은 태어난 지 20주 정도부터 알을 낳기 시작하는데, 초산 기간에는 배란이 불규칙한 경우가 있어 하루에 한 개가 아닌 두 개의 배란이 되면 쌍란이 나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쌍란은 기형 등의 문제로 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품질,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아침에 먹으면 살이 빠진다
신선한 달걀 2개를 아침마다 먹으면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채소와 과일, 그리고 커피나 우유를 곁들이면 더더욱 훌륭한 아침식사가 되는데요. 비만 국제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아침 식사로 달걀을 먹은 과체중 여성이 베이글을 먹은 여성보다 체중이 65%, 복부 지방이 34%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루이지애나주립대 페닝턴 생물의학연구센터의 닉힐 저라나르 박사는 계란은 포만감을 충족시키고 에너지를 높이기 때문에 하루의 총 섭취 열량을 줄이는 것보다 아침에 계란을 먹는 것이 살을 빼는 데 더 도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계란의 콜레스테롤은 크게 해롭지 않다
얼마 동안 달걀에 대한 콜레스테롤 논란이 일면서 달걀을 기피하는 분들이 생겨났는데요. 미국에서는 이미 이 논란이 거의 종식되었습니다. 미국의 연영관련 최고 자문기구로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식생활지침자문위원회(Dietary Guidelines Advisory Committee)가 하루 1~2개 정도의 계란은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밝혔기 때문이죠. 또 아침마다 빵을 먹은 사람과 계란을 먹은 사람에게서 저밀도 지단백질(LDL) 콜레스테롤과 고밀도 지단백질(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 등에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건강한 성인이 계란을 하루 1개 정도 섭취하면 각종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서울대의 연구도 발표된 바가 있습니다.
계란의 색깔은 암탉에 의해 결정된다
간혹 계란의 껍질 색을 신경 쓰는 분들이 있습니다. 마트에 가면 갈색 계란도 있고 흰색 계란도 있는데,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인 걸까요? 사실 껍질 색 말고는 차이가 없습니다. 계란의 건강 상태나 영양 성분과는 무관하다는 것이죠. 계란 껍질의 색은 단순히 닭의 품종 차이에서 나온 것입니다. 갈색 깃털을 가진 닭은 갈색 달걀을 낳고, 흰색 깃털을 가진 닭은 흰색 달걀을 낳습니다. 그저 유전자에 따라 생겨나는 일일뿐이죠.
한국인은 1년에 계란 268개를 먹는다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계란 생산 및 소비량은 35억 5600만 개입니다. 그리고 1인당 소비량은 연간 268개였습니다. 이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의 1인당 220~230개보다 많은 수준인데요. 한 명이 1년 동안 250개가 넘는 달걀을 먹는다니, 믿기지 않으시죠? 하지만 계란이 많은 요리의 재료로 쓰이는 것을 생각해보면 사실 그리 놀라운 건 아닙니다. 빵 하나 만드는 데에도 계란 여러 개가 꼭 들어간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