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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폐점한 치킨집의 주문 후기와 사장님 공지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예전에 복학하고 학교 앞 술집을 한군데 갔는데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치킨까지도 너무 맛이 없었습니다. 

딱 봐도 퇴직하시고 가게를 인수하신 게 보였고 학생들한테 뭐 하나라도 더 주려고 하는 인심은 있었습니다.
"계산 끝내고 다음에 또 올게요" 라고 했는데 장사 경험이 적은 사장님이 저에게 다음에 오면 더 맛있게 해준다는 말이 맘에 걸려서 친한 동생 데리고 한번 갔습니다.

그런데 레시피를 받으신 것인지 개발하신 것인지 엄청나게 맛있어졌는데 오픈할 때 맛없는 이미지가 박혀있어서 금요일 밤에도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학과 동생들과 동아리 친구들을 계속 데려갔습니다. 갈 때마다 사장님이 너무 고맙다고 항상 서비스도 주시고 그랬습니다.
결국엔 학교 앞에서 제일 장사 잘 되는 가게가 되고 사장님 왈 개국공신이라고 하면서 저녁 안 먹고 왔다고 하면 따로 부대찌개에 밥도 주시고 그랬습니다.

학생들 돈을 쓸어모았다고 봐도 무방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폐점하신다고 했습니다.

몸이 안 좋아서 큰 수술을 받아야 해서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국 마지막 날 친구들이랑 케이크 들고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갔습니다.

가보니 이미 나 말고도 수술 잘 받으시라고 학과학회장들부터 총학 등등 여러 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이 2년 동안 너무 고마웠다고 꼭 건강해져서 다시 오겠다고 하시면서 우셨습니다. 저도 좀 울컥한 게 처음에 장사 안되고 사람 없던 걸 알고 있었는데 사장님도 초반에 퍼주고 싶어도 손님이 안 오니까 그렇게나 힘들었다고 하셨습니다.


사장님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나셨고 장사는 다시 시작 안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졸업할 때에 연락을 주셨습니다.
"xx 학생 졸업하지요?? 너무 축하해요"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가끔 학교 학생들이 너무 생각나고 너무 재밌었다며 입소문 따로 내줘서 너무 고맙고 혹시라도 다시 학교 오면 장사 다시 할 수도 있으니까 나중에라도 꼭 연락 달라고 하시는데 울컥했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