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에도 어김없이 찾아온 계절의 여왕 봄, 매년 이맘때쯤이면 런던, 파리, 밀라노에서 패션 위크가 성대하게 열리며 여름을 뜨겁게 달굴 의상들을 선보입니다. 하지만 계획되었던 2020 서머 런웨이는 신종 코로나 여파로 인해 연기되거나 취소되었죠.
하지만 위기의 시기에도 패션을 향한 인류의 열정은 멈추지 않는데요.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며 고난을 극복해보고자 하는 움직임이 'DIY 락다운 온라인 패션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실 창의적이고 훌륭한 패션은 집 밖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집에서도, 그리고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고자 하는 SNS 패션 인플루언서들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달군 해시태그는 바로 홈 꾸뛰르(HomeCouture)"입니다. "꾸뛰르'룩이란 패션쇼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하고 엘레강스한 스타일이나, 고도한 커팅이나 세밀한 손작업을 이미지 시키는 패션의 총칭(지식경제용어 사전, 산업통상자원부)을 뜻합니다.
'홈 꾸뛰르'라는 해시태그를 만들어 대중에게 전파한 사람은 런던을 무대로 활동하는 패션 작가 조지 세르벤티인데요. 과거의 오뜨꾸뛰르 컬렉션에서 영감을 받은 자신만의 DIY 패션을 온라인으로 선보이자는 운동을 제안한 것입니다. 세계인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지금, 가장 편안하고 안전한 장소인 집에서 재창조한 의상들을 SNS 상에서 공유하는 미션입니다.
사람들이 선보인 DIY 작품들을 보면 패션은 어쩌면 거창한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가장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장소인 집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쿠킹랩, 택배 상자, 쓰레기봉투, 신문, 이불 등이 멋진 패션의 재료로 변신했습니다. DIY 패션쇼 작업을 선보인 패션 작가 세르벤티의 친구들은 각자 가장 편안한 장소인 집에서 미션을 수행했는데요. 그의 친구들은 "그간 패션 산업은 패션을 너무 심각하고 진지하게 접근한 것이 문제였다며, #홈꾸뛰르는 이러한 데 반기를 들면서 좀 더 괴상하고, 입을 수 없을 것 같으면서도, 놀라운 의상들을 표현해보고자 한다고 작품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사실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유머를 자아내게 하는 패션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알고 보면 이 작업에 참가한 세르벤티의 친구들은 세계 최고의 패션 스쿨 중 하나라는 영국의 센트럴 세인트 마틴 출신이라고 합니다.
세르벤티가 이러한 패션 운동을 시작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영국에서도 락다운이 선언되면서 집에 머물게 된 그는 누구나처럼 작은 일탈을 꿈꿔봤다는데요.
"모두가 집에 갇혀 지루하고 우울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패션에서 영감을 받은 개그스러운 발상들이 사람들에게 잠시라도 위안과 웃음을 줄 수 있으면 한다."라며 "DIY 패션 챌린지는 유머라는 소재로 사람들을 연결해 웃음을 선사한 기회가 된 것 같다."라고 자신의 소회를 밝혔습니다.
현재 '#홈꾸뛰르'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며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자신이 창조한 패션으로 눈물 대신 웃음을 이웃들과 공유하는 운동으로 SNS상에서 런던, 뉴욕을 비롯한 전세계로 번져가고 있습니다.